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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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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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

박후식 0 1108
저자 : 박후식     시집명 : 변경에 핀 풀꽃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시인동네
우체통 / 박후식



설지 않다                                             
강아지와 햇볕이 장난을 친다
우체통이 서 있던 자리                                       
아무나 보면
골목 한 구석에서 뛰어나와 꼬리를 친다                       
그놈, 천성인가보다
                         
빨간 우체통이                                               
허술한 세월의 문 앞에 서 있다
까마득하다
세상이 온통 쥐 잡듯 시끄러울 때                                   
공부하다 말고 쫓겨 온 아들놈 군대 보내놓고             
문 밖에 나가 옷가지 기다리던
어미 맘이 저러 했을까

우체통이 서 있던 자리
하얀 낮달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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