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고학 홍문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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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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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고학 홍문표

李英芝 0 5533
저자 : 홍문표     시집명 : 정든 땅 언덕 위에
출판(발표)연도 : 2018     출판사 : 창조문학사
나의 고고학

일백년 전에는
분명히
내가 없었다
호적에 새겨진 이름도 없었고
내 무게를 확인할 진단서도 없었다

그 때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흥얼거림도
발자국의 이지러짐도 아닌
무명의 발치에
그저 흘러가는 구름이거나
가지 끝에 매어달린 바람이었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눈짓을 주던
별빛이거나
오대조 할아버지
부싯돌에 달아오르던 미열

나의 호적은 1939년 2월 27일
어머님은 그날 아침
문설주에 걸린 아침 해를 움켜잡고





나를 생산했다고 하지만
내 기억은 늦겨울 하늘에 걸린
아련한 새털구름이다

기록대로라면
이제 내 연대는 분명
칠십을 넘긴 분량인데도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아리한 명주실 한 가닥
아직도 밤이면 내 이름 석 자
허리춤에 매달아 놓고는
불안한 줄다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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