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서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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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에서 - 2

김대식 0 2332
저자 : 김대식1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0     출판사 :
거울 앞에서 - 2

                    제산 김 대식


거울을 보면 거울이 내게
가슴 속에다 말을 한다.
거울의 얘기를 들어볼까.

니가 감추고 싶은 것들을 나는 다 알고 있지만
니가 감추고 싶은 만큼 나도 너의 감추려는 것들을 들어내지는 않으마
너의 그 감추고 싶은 것들이야 너무도 많지
내가 너를 모를까?

니가 멋있게 꾸미는 염색머리 속에
이미 많이 늙어버린 너의 흰 머리를 나는 알고 있어
너의 그 화장으로 뽀샵한 그 얼굴 속에
잘잘히 그어진 주름과 주근깨나 점 따위도 나는 알고 있어 
너의 그 잘 입고 맵시로 폼 잡는 옷 속엔
이미 색 바래진 너의 탄력 없는 피부와 뱃살의 주름도 나는 알고 있어
이미 떨어진 체력도 너무 많이 망가진 너의 건강도
그것을 너는 나이 탓이라 하겠지만 니가 잘못한 관리 탓도 크지 않겠니?
너의 외모의 못난 모습이야 내가 다 알고 있지
물론 너는 아닌 체 남에겐 감추겠지만
그러나 그것은 목욕탕에만 가도 가까운 남들도 다 알고 있는 것들
니가 감추고 싶어 하니 나도 들어내지는 않으마
그냥 모른 체 할게. 
너의 외모에 드러나는 것을 얘기하는 건
그냥 그렇다 치고

너는 남에겐 멋있게 보이려고 폼도 잡고 때로는 좋은 말들을 많이 하지만
그것이 거짓과 위선이라는 것도, 물론 전부가 그런 건 아니지만
너의 속에는 감추고 있는 사악하고 추한 모습이 너무도 많다는 것도
너의 가슴속에는 각종 탐욕이 가득 차 있다는 것도, 그중에 진실도 있지만
부와 명예 이루지 못한 너의 꿈과 잡지 못한 사랑의 미련이야 또 그렇다 치고
시기와 질투 미움 가족에 대한 서운함까지 또 부모에게는 못한 것이 너무도 많다는 걸
남에게 사소한 해를 입힌 감추고 있는 너의 모든 잘못에 대한 것까지
너는 때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론 울고 있다는 것까지
나는 너의 속을 속속들이 너무도 잘 알고 있어
너의 속이 좁고 못돼먹은 더러운 성질까지 
하나 니가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나도 말 안 할게

네가 그걸 감추고
남에겐 좋은 모습으로 보이려고 뽀샵하는 너의 수고 정도는 인정해주마
니가 남에겐 좋은 말로 하는 걸 그래도 좋은 모습이라고 인정해 주마
또 일정 부분은 진정성이 있다는 것도 인정은 하마
하지만 그것 또한 니가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심의 하나였을 뿐
진정으로 너의 내면을 사랑하고 다듬는 데는
너무나 소홀히 했어

앞으로 거울인 나를 볼 때는
너의 내면의 깊을 곳을 들여다보며 성찰해야해
외모도 중요하지만
내면의 모습은 남에게 보다 자신에게 자랑스럽도록 가꾸어야 해
그럴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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