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 향기/미산 윤의섭

눈 덮인 오솔길에
발자국을 남기며
큰 바위 지키는 산으로 들어가니

청냉한 바람이
계곡에서 내려오고
붉은 줄기 틀어 올린 이백 년생 소나무
산까치 날아가며 눈가루를 뿌린다

마른덩굴 사이로
동박새 숨어들고
들릴 듯 작은 소리 또 한 마리 들어간다.

푸르른 솔잎은
눈 속에 더욱 짙고
세속의 때 묻지 않은 지조의 솔 향기

이끼 덮인 검은 바위
고목의 묵은 등걸
너희도 그곳에서 솔 향기를 맡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