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토이냐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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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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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토이냐 동굴

김윤자 0 2337
저자 : 김윤자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3년     출판사 : 서울시정일보
포스토이냐 동굴
-슬로베니아 문학기행

김윤자

누군가 나에게
슬로베니아가 어떤 나라더냐고 묻는다면
거기 포스토이냐 동굴이 있더라고 대답하리라
이제 겨우 눈뜬 아기 나라
지도에도 잘 표시되지 않는 가냘픈 땅에
추위와 어둠을 뚫고 일어선
지하의 완벽한 세계
그곳에서 무엇을 보았느냐고 묻는다면
인간의 장엄한 겸손을 보았노라고 말하리라
이십일 킬로, 세계에서 두 번째 긴 굴속을
기차가 달려 동굴 석벽 사이를 지날 때
석순은 고요히 머리칼 하나 건드리지 않는데
알아서 스스로 목을 낮추는 사람들
굴 가운데 한 시간을 걸으며
거대한 심벌 석주를 본 것보다
생명을 부여받아 알을 낳는 물속 돌덩이가
눈이 어두워 자신의 알을 먹고 산다는
휴먼 피쉬를 만난 것보다
더 아름다운 광경은, 레일 위에서
세계인이 하나로 낮아지는 뜨거운 순수더라고 전하리라

 

포스토이냐 동굴-서울시정일보 2013년 4월 17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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