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종 바다종(서사시로 쓰는 동화)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하늘종 바다종(서사시로 쓰는 동화)

여울사랑 0 505
저자 : 여울 김준기     시집명 : 여울에 띄운 주홍글씨
출판(발표)연도 : 2013     출판사 : 월간문학출판부
하늘 종  바다 종

  웅이와 종이는
대왕바위 마을 바닷가 언덕 오두막에서
속 정이 깊은 욕쟁이 할매와
엇질이 아빠랑 함께 산다네.
대왕바위 깊은 바다 용궁 선녀가 되었다는
엄마를 그리며 산다네.

  Ⅹ-3. 종 치는 선생님

  오늘도 웅이는
  교실 유리창 문턱에 올라 앉아
  바로 옆 교무실 창 밖에 걸려 있는 종을 쳐다봅니다.
  손을 뻗치면 곧 손에 잡힐 듯한 나뭇가지에 종은 매달려 있습니다.
  한번 쳐볼까하고 슬며시 팔을 뻗치다가 얼른 오므려버립니다.
  교무실에서 선생님 말소리가 들렸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자꾸만 종을 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습니다.
  다시 슬며시 팔을 뻗쳐봅니다.

    “김웅이! 어디에 올라앉았어!”

  웅이의 어깨가 움찔하면서 팔이 오므라듭니다.
  선생님이 종 방울에 대롱대롱 매달린 줄을 잡고
  볼을 맹꽁이 배처럼 불룩하게 하시고는 커다란 눈으로 웅이를 쳐다봅니다.
  그렇지만 웅이는 무섭지 않습니다.
  조그맣게 오므린 선생님의 빠알간 입가에 숨겨진 웃음기를 읽으며
  웅이도 빙그레 웃어버립니다.

    “땡 때엥 땡 때엥 땡때엥”

  와르르 아이들이 교실로 밀려들어옵니다.
  머리가 마치 가시 돋친 성게 껍질을 뒤집어 쓴 것 같은 곰이도,
  고무줄을 질질 끌며 들어오는 자야도
  얼굴이 온통 모래투성이입니다.

    “우리들은 일학년 어서어서 배우자,
    구경하는 참새들아 같이 배우자아”

  선생님은 풍금을 치다가 일어서서 손뼉을 칩니다.
  아이들도 따라서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부릅니다.
  머리를 끄덕일 때마다 어깨위에 출렁이는 선생님의 긴 머리를 말끄러미 쳐다보느라
  웅이는 손뼉 치는 것도 노래 부르는 것도 깜박 잊어버렸습니다.

    ‘와 맨 날 우리 선생님이 종을 치노?
    그래, 그럴끼라.
    우리 선생님이 젤 이쁜잉께네 그럴 끼라.’

 (→ 다음호 Ⅹ-4에 이어집니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