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맘 때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겨울 이맘 때

박인걸 0 729
저자 : 박인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8.12.12     출판사 :
겨울 이맘 때

전깃불 없는 시골의 겨울밤은
태초의 흑암과 깊음의 시간에 머물고
가물거리는 호롱불 아래
부친(父親)은 얘기책을 읽으며 밤을 쫓고

찬바람이 창호지 문을 두들겨도
허접스런 옷을 걸친 어머니는
식구들의 구멍 난 양말짝에
밤새 낡은 천 조각을 갖다 붙였다.

칠흑으로 덥힌 산촌마을에
적막(寂寞)을 깨는 다듬이 소리는
일정한 선율(旋律)의 시간을 구성하여
지루하고 긴 밤에 낭만을 안겨주었다. 

별들은 허공에 얼어붙어
아침이 오기를 고대(苦待)하지만
이따금씩 개짓는 소리가
한 곡조 피리소리처럼 정겹기만 했고

불빛이 찬란(燦爛)한 시대에는
그 시절 관습과 양식이 사라졌지만
마음 깊이 저장(貯藏)된 데이터를
겨울 이맘때면 나는 불러오기를 한다.
2018.12.12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