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성백군 0 705
저자 : 성백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6년     출판사 :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 성백군


매미가 운다

구로동 재래시장
낡은 고목 몇 안 남은 가지에서
맴, 맴, 매에 엠, 하며
시장 사람들 상거래 소리보다 더 크게
고함을 지른다

7년 땅속 굼벵이 생이
억울해서가 아니다
2주 밖에 못 살고 가는 삶이 서러워서도 아니다
당장, 소리치지 아니하면
자신의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없으니
손님들 귀속을 파고드는 것이다

만주로, 연변으로 피난 간 사람들
서툰 한국말 가지고 고국에 돌아와 
장바닥을 가득 메우며
가라앉은 시장경기를 일으켜 세운다
무궁화 꽃을 피우며
구로동 재래시장을 국제시장으로 만들겠다고

매에 엠, 맴
저건, 우는 것이 아니다
암놈을 부르는 사랑놀이가 아니다
풀 한 포기 없는 회색 벽돌담 시장 골목에서
순간, 순간을 살아남기 위한
역이민 매미의 기막힌 절규다
울음에 곡을 붙인 희대의 절박한 노래다


  777 - 08312016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