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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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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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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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진숙     시집명 : 원숭이는 날마다 나무에서 떨어진다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우리글
장마가 한 보름째, 강엔 반쯤 썩은 나무토막들과 쪼개진 플라스틱
 바가지 따위들이 가끔 물살을 거슬러 오르기도 하면서 그들의 세상
 으로 떠밀려 가고 나의 저녁에도 비가 내립니다 젖어버린 하루 젖어
 버린 남루의 거리는 불이 켜지지 않아서 나는 어둠 속에 부유하는
 바람이 되고 맙니다
  싸각싸각 머리 빗는 빗소리, 이 저녁의 가출을 위하여 젖은 성냥불
 이나마 켜 보기로 합니다 수없이 성냥불을 켜 대면서 영원한 순간들을
 밝혀보지만 이내 사그라지고 마는 나의 작은 반란, 꿈이 환상이 지나
 가다 머물고 다시 비가 내리고 나의 강에는 피이식 피이식 성냥불 속에
 머물던 소리들이 물살을 거스르며 떠밀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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