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가는 길
hera9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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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4 16:36
저자 : 이진숙
시집명 : 원숭이는 날마다 나무에서 떨어진다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우리글
길이 멀어 멀어서 선산에도 못 누우신 아버지, 가신 길은 더 멀고 멀어서
길섶에 과꽃만 보랏빛으로 울었습니다 헛웃음 치시는 어머니 잇새 구름처
럼 무너지고 묘지기집 판자 울타리 사이 사이 기저귀만 하이얗게 나폴거렸
습니다 발 끝에 돌뿌리 채일 때 마다 시간도 걷어차고 눈물도 걷어차고 아
버지까지 걷어차면서 흙먼지 먼지 날리고 도망치는 완행버스만 바라보았
습니다 먼지 속에 먼지가 되어 날았습니다 하늘 자꾸만 멀어져 가는데 하늘
처럼 그렇게 날아만 갔습니다
길섶에 과꽃만 보랏빛으로 울었습니다 헛웃음 치시는 어머니 잇새 구름처
럼 무너지고 묘지기집 판자 울타리 사이 사이 기저귀만 하이얗게 나폴거렸
습니다 발 끝에 돌뿌리 채일 때 마다 시간도 걷어차고 눈물도 걷어차고 아
버지까지 걷어차면서 흙먼지 먼지 날리고 도망치는 완행버스만 바라보았
습니다 먼지 속에 먼지가 되어 날았습니다 하늘 자꾸만 멀어져 가는데 하늘
처럼 그렇게 날아만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