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와 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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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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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와 나리

백원기 0 420
저자 : 백원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6.20     출판사 :
접시와 나리/鞍山백원기

 들고나는 좁은 길에
 서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길게 늘어선 꽃들이 질서정연하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 도열

 통행로를 벗어나 단지에 들어서면
 진빨강 접시꽃이
 훌쭉한 몸에 방긋 웃는다
 반갑다고 동그랗게 열린 입술
 다가가 마주하면 부끄럼타네

 한 걸음 더 지나오면
 여섯 닢 주황색 나리꽃이
 귀여운 손 꼼지락거리며
 바지 끝을 잡고 걸음을 막는다

 접시꽃의 풍요로운 사랑과
 나리꽃의 깨끗한 마음이 하나 되어
 펼쳐지는 카드 섹션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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