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곡 思父曲
김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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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4 17:21
저자 : 김한중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
출판사 :
사부곡 思父曲
찻잔에 물을 따랐습니다.
또르륵...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무심한 눈물은 찻잔 속으로 제자리를 잃고 떨어졌습니다.
금방 오실 줄 알았습니다.
읍내에 잠시 마실 나간 것처럼
손에는 생선 두어 마리 들고 쉬이 오실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그리도 더디게만 흘렀고 당신도 무심했습니다.
앞마당의 맨드라미와 채송화는 꽃이 지고 씨를 맺고
안방 창호지에 꽂아 둔 코스모스가 바스라지게 말라 가도
당신의 자리는 여전히 빈자리로 남아 있습니다.
내 마음은 애가 타서 까맣게 익은 장독대의 먹때왈처럼 타들어갑니다.
바싹 말려 빳빳하게 풀 먹인 날 선 무명이불 깃은
기다림에 서러워진 내 마음처럼 위태롭습니다.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의 간절함이 도를 넘어
아리도록 애절한 사무침이 온몸을 휘감습니다.
식어버린 찻물을 다시 부을 때 쯤
낯익은 인기척이 들립니다.
바람조차 알고 있는 누군가의 따뜻한 목소리
사무침의 끝은 절정으로 치달아
당신을 와락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습니다.
찻잔에 물을 따랐습니다.
또르륵...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무심한 눈물은 찻잔 속으로 제자리를 잃고 떨어졌습니다.
금방 오실 줄 알았습니다.
읍내에 잠시 마실 나간 것처럼
손에는 생선 두어 마리 들고 쉬이 오실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그리도 더디게만 흘렀고 당신도 무심했습니다.
앞마당의 맨드라미와 채송화는 꽃이 지고 씨를 맺고
안방 창호지에 꽂아 둔 코스모스가 바스라지게 말라 가도
당신의 자리는 여전히 빈자리로 남아 있습니다.
내 마음은 애가 타서 까맣게 익은 장독대의 먹때왈처럼 타들어갑니다.
바싹 말려 빳빳하게 풀 먹인 날 선 무명이불 깃은
기다림에 서러워진 내 마음처럼 위태롭습니다.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의 간절함이 도를 넘어
아리도록 애절한 사무침이 온몸을 휘감습니다.
식어버린 찻물을 다시 부을 때 쯤
낯익은 인기척이 들립니다.
바람조차 알고 있는 누군가의 따뜻한 목소리
사무침의 끝은 절정으로 치달아
당신을 와락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