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 - 염낭거미
김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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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4 11:12
저자 : 김귀녀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
출판사 :
모성 - 염낭거미 / 김귀녀
우리는 삼복더위에 감자 캐는 작업을
30일 동안 한 적이 있다
등이 호미처럼 굽어진 할머니들과 함께 시작한 작업
참을 먹고 잠시 쉬는 시간이면
너나 할 것 없이 “ 우리 새끼들이 알면 큰일 난다는 이야기들”
자식들 몰래 일하고 있다고
자식들이 알면 당장 그만두라고 야단이라고
문득 염낭거미의 삶이 생각난다
부랑의 바람 따라 무작정 떠도는 염낭거미
모성애가 뛰어난 염낭거미
저 할머니들이 염낭거미의 모습이다
염낭거미는 새끼의 안전을 위해
외부와 완전 차단된 집을 짓고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염낭거미는
자식들에게 해가 될까
수없이 자식들을 감싸고도는 염낭거미는
시골 곳곳에 살고 있다
어미의 살과 피로 새끼들은 자란다
그의 살과 피를 빨아 먹으며
낙엽처럼 바스락대는 껍질만 남겨 놓는다
저 자신도 어미가 되는 순간
바스락대는 낙엽처럼 빈껍데기가 된다는 것을
모른 채, 어미의 살을 파먹고 있다
우리는 삼복더위에 감자 캐는 작업을
30일 동안 한 적이 있다
등이 호미처럼 굽어진 할머니들과 함께 시작한 작업
참을 먹고 잠시 쉬는 시간이면
너나 할 것 없이 “ 우리 새끼들이 알면 큰일 난다는 이야기들”
자식들 몰래 일하고 있다고
자식들이 알면 당장 그만두라고 야단이라고
문득 염낭거미의 삶이 생각난다
부랑의 바람 따라 무작정 떠도는 염낭거미
모성애가 뛰어난 염낭거미
저 할머니들이 염낭거미의 모습이다
염낭거미는 새끼의 안전을 위해
외부와 완전 차단된 집을 짓고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염낭거미는
자식들에게 해가 될까
수없이 자식들을 감싸고도는 염낭거미는
시골 곳곳에 살고 있다
어미의 살과 피로 새끼들은 자란다
그의 살과 피를 빨아 먹으며
낙엽처럼 바스락대는 껍질만 남겨 놓는다
저 자신도 어미가 되는 순간
바스락대는 낙엽처럼 빈껍데기가 된다는 것을
모른 채, 어미의 살을 파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