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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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꽃

한문석 0 855
저자 : 한문석     시집명 : 바람개비
출판(발표)연도 : 2008     출판사 : 문학의전당
이름 없는 꽃
한문석


이름 하나 지어보려고 잠을 놓친 새벽
별빛 같은 고요를 안고
휘어진 산길을 간다
물소리 돌돌 내리는 도랑 따라
내 몸 슬쩍 훔쳐보고 가늘게 떨었을 꽃 한 송이의
미소가 더 푸르게 얼비친다
어쩌다 한번 스치고 간 인연인데
네가 아프면 내가 쓰리고
내 빛이 고우면 너도 흐드러지는
이름 없는 꽃 그림자
새벽을 통째로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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