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은 숙취가 걸친 추리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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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은 숙취가 걸친 추리닝이다

김병훈 0 379
저자 : 김병훈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년 9월     출판사 :
짬뽕은 숙취가 걸친 추리닝이다 - 詩 김병훈


하늘이 하늘을 손잡고 기도하는
바람이 바람을 만나서 노래하는
마음이 마음을 안고서 좋아하는
이 아름다운 계절 앞에서

한 사람이 보고 싶어
소주처럼 목 놓아 울었더니
온종일 숙취가 내게
맛있는 짬뽕 한 그릇 사 달라 했다

짬뽕은 숙취가 늘 쓰고 다니는 모자다
짬뽕은 숙취의 추리닝이다
짬뽕은 숙취가 걸친 가장 편하게 입은 추리닝이다

짬뽕은 해장이라는 인생의 영원한 숙소 같다
살면서 먹은 짬뽕의 절반은 숙취가 먹었다
오늘은 가슴 뭉클하게
커피도 혼자 마셨고 짬뽕도 혼자 먹었다

짬뽕 한 그릇에는 그냥 좋아하는 마음
사랑의 온기를 가득 넣어두고 싶다

짬뽕의 영혼이 내 마음을 이끌 때마다
짬뽕을 너에게 한 그릇 사주고 싶어서
짬뽕 국물처럼 나는 얼큰하면서 시원하다

나는 아름다운 너를 만나야 행복한 사람이 된다
숙취는 짬뽕을 만나야 아름다운 마음이 된다
짬뽕은 숙취를 만나야 아름다운 해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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