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터
한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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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2 13:43
저자 : 한문석
시집명 : 가랑잎 하나가
출판(발표)연도 : 1918
출판사 : 문경출판사
절터
한문석
무너진 절터
언덕 저편 깊숙이 숨겨놓은
편지를 꺼내 뒤적거리는 동안
어린 시절
종소리가 들리고
가랑잎이 한 장씩 넘겨질 때마다
새떼들이 그곳을 지나간다
붉게 젖은 햇살이 한낮을 타오르고
소리 높여 울 수 있는 것도
심장에서 파낸 그 풀잎의 책
불립문자를 해독하고 부터이다
평생을 보고 들어도 다 읽지 못할
빽빽하게 늘어선
삶의 낙수落穗들
한문석
무너진 절터
언덕 저편 깊숙이 숨겨놓은
편지를 꺼내 뒤적거리는 동안
어린 시절
종소리가 들리고
가랑잎이 한 장씩 넘겨질 때마다
새떼들이 그곳을 지나간다
붉게 젖은 햇살이 한낮을 타오르고
소리 높여 울 수 있는 것도
심장에서 파낸 그 풀잎의 책
불립문자를 해독하고 부터이다
평생을 보고 들어도 다 읽지 못할
빽빽하게 늘어선
삶의 낙수落穗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