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날과 돼지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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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과 돼지국밥

나상국 0 273
저자 : 나 상국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1.28     출판사 :
장날과 돼지국밥(동시)

                        나 상국

보릿고개를 아시나요
할아버지께서 들려주셨던
보릿고개
눈물이 나요

하루 한 끼 라도
배불리 먹기도 어렵던 날들
아이는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데요

엄마 꽁무니를 따라서
종종걸음질 치며
산을 넘고
물 건너
십여 리
장에 가서 맛보았던
돼지국밥이 기다리는 날

하지만 장날이라고
매번 가는 것도 아닌데
왜 그날을
그렇게
손꼽아 기다렸을까요

허기진 배고픔에
음식다운 음식 한 번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했는데
기름이 둥둥 뜬
돼지국밥을 처음 맛보던 날
첫사랑에 첫눈에 반한
설렘처럼
황홀했었다네요

돼지국밥 한 그릇이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생각만 해도
배가 불렀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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