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이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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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9 21:53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온유에게
출판(발표)연도 : 2014
출판사 : 시와시학
오늘 아침/이향아
이제 그만 수렁에서 빠져나와야지
혼신으로 몸을 일으킨다
집요한 만단의 유혹을 뿌리치고
미끄러운 진창의 헛발을 이기고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어제까지는 아무 것도 아냐,
무효라는 듯이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처용랑을 생각한다
동해에 솟은 푸른 달을 태우며
새도록 미쳐서 춤을 춘 것은
기적의 아침을 알고 있기 때문
그것을 철석같이 믿기 때문이다
울어야 할 일은 아직 남아 있는데
창밖에는 비가 오고
자양분 많은 지난밤의 어둠이
결심한 듯 각오한 듯 접신이 들어
어쩔 수 없는 막다름에 던졌던 몸을
죽어라 되살려 세우나 보다
움이라도 새로 틔우려나 보다
오늘 아침 뼈마디마다 맑은 피가 돈다
이제 그만 수렁에서 빠져나와야지
혼신으로 몸을 일으킨다
집요한 만단의 유혹을 뿌리치고
미끄러운 진창의 헛발을 이기고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어제까지는 아무 것도 아냐,
무효라는 듯이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처용랑을 생각한다
동해에 솟은 푸른 달을 태우며
새도록 미쳐서 춤을 춘 것은
기적의 아침을 알고 있기 때문
그것을 철석같이 믿기 때문이다
울어야 할 일은 아직 남아 있는데
창밖에는 비가 오고
자양분 많은 지난밤의 어둠이
결심한 듯 각오한 듯 접신이 들어
어쩔 수 없는 막다름에 던졌던 몸을
죽어라 되살려 세우나 보다
움이라도 새로 틔우려나 보다
오늘 아침 뼈마디마다 맑은 피가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