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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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왔으나...

김동기 0 435
저자 : 김동기     시집명 : 미출간
출판(발표)연도 : 2020     출판사 : 미선정
봄은 왔으나...



거리는
매우 한산하고
을씨년스럽다
고녀석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당최 얼굴을 봐야
웃던지 말든지 할 낀데
미소가 없으니
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도
붙잡지 않는 게
동방의 미덕인데
천만에
서로가 입을 닫고
살아야 하니

봄은
봄이로되
닫혀버린 봄
사방에 꽃이 피었으나
찾아와 주는 이가 없고
쳐다보는 사람이 없는데
꽃인들
무슨 재미로
향을 내겠는가

시간은
흘러가지만
세상이 정지된 화면 같다
이렇게 손발이 묶여지고
코로나 직격탄에
하늘과
뱃길이 텅 비어 있으니
tv가 유일한 벗이다

거참
미스터트롯이
우울한 봄의 위안이 되었거늘
그마저도 짭짤함은 끝나고
이제는 고녀석 기세에
맞서서
전쟁을 치를 수밖에
단결합시다
잃어버린
봄을 찾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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