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에 젖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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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에 젖는 시

나상국 0 395
저자 : 나상국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3.16     출판사 :
차 한 잔에 젖는 시

                      초암 나 상국

하늘의 낯빛이 푸르뎅뎅하다
잊혀진 사십여 년의 세월을
저 깊은 곳에서
한껏 길어 올린
뭉클한 잔들의
수더분한 대화

코끝을 스치는
가을바람이 헹구어 내지 못한
술잔의 긴 여운

차마 헤어짐이 아쉬워
골목 깊이 찾아간 찻집
달빛 내려앉은
뜨락에 음악이 깔리고
타는 목마름
은은한 차향에
차분하게 시가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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