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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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날

성백군 0 393
저자 : 성백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년     출판사 :
엉터리 날 / 성백군


힘들게
오름길을 간다
등산화가 무겁고 숨쉬기가 짜증스럽도록

들고 다니던
물 한 병을 다 마셨다
이제는 좀 가벼워져 걷기가 쉬울까, 마는
그 물이 뱃속으로 들어간 것이지 몸 밖으로 나간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도 힘이 솟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세상살이가 어디 계산대로 다 되든가
산술 저 너머에 있는 것이 삶이라면

삶은 미리 포기하면 안 되는 일
힘들어도 인생길을 간다.
가다 보면
오늘 같은 엉터리 날도 있어 좋다

  969 - 0410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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