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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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힘

봄에 0 368
저자 : 강민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기억의 힘 / 강민경

산 입구에서는 걱정스럽다가도
기억 더듬어 산길 오르다 보면
생생해지는 추억의 힘에 덧입혀진
삶의 발자국들이
 
가물었다가 비 오면 펄펄 일어서는
풀잎처럼,
목욕 후 내 몸에 살결이 주름을 지우고
팽팽해지듯,
 버릇 든 숨결에 쌓인 내 발자국 들, 
오래 기다린 듯, 일어서 맞아들이는 전갱이
힘줄을 돋우고 그새 많이 보고 싶었다고 수선을 떤다

그렇구나
가끔 찾는 내 부름을 기억하는 내 발소리들
산속을 찾은 기척에 기억을 꺼냈구나
언제는 비 온다며
한 발짝 두 발짝 뒷걸음질 치게 하더니!

변덕도 심하지
발자국 위에 포개진 내 옛 발자국 보란 듯 따라오며
기다렸다는 고백,
망설임 없는 영원할 기억의 힘은
오늘 새로이 부르튼 발소리에 덧입혀지고 있다
내 꿈도 곧 하늘에 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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