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목로에서(2) 박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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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목로에서(2) 박얼서

박얼서 0 420
저자 : 박얼서     시집명 : 인생극장 길 따라 생각 따라
출판(발표)연도 : 2020     출판사 : 한국문학방송
왜목로에서(2) 박얼서 

지난여름을 누비던 검푸른 기운이 멈칫거린다
오르막 내리막 하며 꼬불길에 뿌려진 땀방울
쥐어짠 오만들이 부글부글 흐느끼던
그  비장함을 움켜쥔 채 길바닥을 구르던 나날들 

아직 푸른 양띠해 을미년인데
세월은 쉼 없고 여름도 이젠 많이 늙었다 

엉성한 그늘 막 하나도 없었던 모진 내 지난여름
그 여름도 이젠 많이 늙었다 

내 오만도, 내 의욕도 함께 늙었다
갈증도 이젠 많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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