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
박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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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1 03:31
저자 : 박인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6.1
출판사 :
밤비
비 없는 구름으로 수없이 많은 산을 넘었다.
바람이 불때마다 혼(魂)은 흩어졌고
칠흑 같은 어두운 밤이면
길을 찾지 못해 날이 밝도록 울었다.
어느 바닷가에서 밤이 맞도록 일렁이다
사나운 폭풍이 심장을 휘젓던 날
뜨거운 가슴은 견딜 수 없어 도망쳐야 했다.
자신을 뒤돌아보면 전혀 다른 몸짓으로
세상을 벅찬 가슴으로 힘껏 품었다.
목마른 자에게 한 줄기 생수보다 더
갈급한 자를 찾아 나누어 주는 전제(奠祭)물로
어둔 허공을 공수대원처럼 뛰어내려
작은 몸은 산산조각으로 산화(散花)했다.
메마른 대지를 깨진 조각으로 덮으면서
밤비는 어떤 세상을 원했을까.
누구도 너의 영혼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자신을 아낌없이 땅의 뿌리로 밀어 넣는 걸까.
주룩주룩 울면서도 행복한 가슴으로
어미처럼 대지(大地)에 젖을 먹이는가.
별 없는 하늘에는 너를 보낸 바람이 울고 있다.
폭발하는 용암보다 더 뜨거운 맘으로
밤비는 지금도 도시 불빛에 화살을 쏜다.
창밖에서는 밤비가 댓줄기처럼 서 있다.
2020.5.31
비 없는 구름으로 수없이 많은 산을 넘었다.
바람이 불때마다 혼(魂)은 흩어졌고
칠흑 같은 어두운 밤이면
길을 찾지 못해 날이 밝도록 울었다.
어느 바닷가에서 밤이 맞도록 일렁이다
사나운 폭풍이 심장을 휘젓던 날
뜨거운 가슴은 견딜 수 없어 도망쳐야 했다.
자신을 뒤돌아보면 전혀 다른 몸짓으로
세상을 벅찬 가슴으로 힘껏 품었다.
목마른 자에게 한 줄기 생수보다 더
갈급한 자를 찾아 나누어 주는 전제(奠祭)물로
어둔 허공을 공수대원처럼 뛰어내려
작은 몸은 산산조각으로 산화(散花)했다.
메마른 대지를 깨진 조각으로 덮으면서
밤비는 어떤 세상을 원했을까.
누구도 너의 영혼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자신을 아낌없이 땅의 뿌리로 밀어 넣는 걸까.
주룩주룩 울면서도 행복한 가슴으로
어미처럼 대지(大地)에 젖을 먹이는가.
별 없는 하늘에는 너를 보낸 바람이 울고 있다.
폭발하는 용암보다 더 뜨거운 맘으로
밤비는 지금도 도시 불빛에 화살을 쏜다.
창밖에서는 밤비가 댓줄기처럼 서 있다.
202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