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니까 하울링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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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니까 하울링 하는 것이다

김병훈 0 35
저자 : 김병훈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년 6월     출판사 :
사랑하니까 하울링 하는 것이다 - 詩 김병훈


나는 너의 반려견으로 태어나서
우리의 인연은 목줄이 되어
동네 한 바퀴 산책이 되고 싶다

나는 너의 반려견이 되고 목줄이 되어
외롭지 않은 보폭이 되고
이별 없는 보폭이 되어
동네 한 바퀴 산책으로 살고 싶다

눈앞에 없는 사람이
너무 보고 싶을 때는
반려견의 하울링이 되고 싶다

오늘은 개껌 같은 나도
반려견과 함께 하울링 한다

하울링 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
개껌도 목줄도 함께 하울링하고 있다

하루에 한 번은 누군가에게
개껌이 되어도, 목줄이 되어도
산책이 되어도, 하울링이 되어도 괜찮다

하울링 하는 반려견 목덜미에
개껌처럼 딱딱한 나의 외로움이
목줄처럼 채워져있다

목줄과 산책 사이에서
외롭지 않은 보폭으로 하울링 했을
반려견 목덜미를 나는 사랑한다

반려견과 함께
외롭지 않은 보폭으로 산책한다
반려견과 함께
슬프지 않은 하울링으로 시를 쓴다
산책과 하울링은 반려견의 문장이다

시는 반려견이 갈구하는 하울링이다
내가 쓰는 시는
반려견이 하는 하울링 같은 것이다
사랑하니까 하울링 하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하울링 해줄 때 사랑하는 것이다
혼자 하울링 하는 반려견에게서
외롭지만 아름답게 사는 법을 배운다

반려견 목덜미에 가장 예쁘게
툭 튀어나와있는 하울링에게서
가슴으로 전하는 사랑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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