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나무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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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 아래서

以柏 0 410
저자 : 최남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1     출판사 :
늦가을이 되자
 먼 산에서 흘러내린 단풍 물이
 대추나무 푸른 눈망울에 고였다.
바람이 잡아 흔들어대는 상강에 닿자
 눈동자는 등 모양으로 휘어지거니
 딸 낳자고 다섯째 배가 부르거니
 생이 보름달이 되거니 하다 보면
 양수가 차서 쏟아내어야 했다.
가만히 대추 알 속을 들여다보면
 애벌레가 군실군실 겨 다닌다.
쐐기에 쏘였다고 빨래터에 갔다가
 플라스틱 대야 물을 들쓰고
 널브러진 바닥에 닮은 살을 도려낸 땜질
 붉은 살점이 붙어서 따끔했던 눈동자가 있다.
부릅뜨고 태양을 향해
 백태가 사라지라고 감았다 떴다
 얼핏 뜬 눈에서 사라지던 푸른 웃음
 감은 눈에서 떨어지던 붉은 눈물
 흐르던 물은 잎이 지고 나서 다 증발하였다.
샘물 같던 눈물도 바라볼 눈망울이 없으니
 매달린 잎사귀가 거슬거슬하다.
단단했던 가을이 저무는 대추나무 아래서
 남몰래 삼킨 대추 알이
 목구멍에 걸려서 석양의 눈시울이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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