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무엇이 남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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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무엇이 남아 있을까

목필균 0 65
저자 : 목필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     출판사 :
우리에게 무엇이 남아 있을까

 

                                                                                            목필균

 

 

주름진 얼굴보다 더 슬픈 것은

하얗고 길쭉한 손이 더 늙은 것이다

 

푸른 시절

못난이 인형 같은 나를

손잡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었지

 

세월이 지나고, 또 지나고, 또 지나고

아버지상을 당하고 동기들이 모여들었을 때

갑자기 내 첫사랑이었다고 주장하는 친구들이

자식들 앞에 몇 명이나 나타나서 당황했지만

 

농담이었는지, 진담이었는지

난 재미있게 웃었다

 

그 푸른 시절에 고백했어야지

무슨 소용 있겠냐고

난 알지도 못했는데

 

못난이 인형 같은 얼굴도

하얗고 부드럽던 손도 얼룩지고 주름지고

성인병 몇 개씩 꿰어 찬 이즈음

 

우리에게 무엇이 남아있을까

흑백 사진 속 수줍게 각인된 기억이

각자 다른 느낌으로 고여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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