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늘 살아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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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늘 살아있어

李英芝 0 343
저자 : 이영지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2     출판사 :
산은 늘 살아있어
이영지

산은 늘 살아있어
산 속의 시냇물과 수려한 수풀 들이 새알을 낳아놓아
지금은 꽃 한 다발을 안아 들고
올라요

산은 늘 하늘 닿는
가슴이 농 익도록 하늘의 태양 만을 마음껏 안아 들어
사과 빛 가슴 안에서 속삭이며
올라요

산에는 바람 소리
지금도
울리도록 소나무 부드럽게 오오래 푸르도록
안아 들
한 아름  다발 만드느라
올라요

 
이슬의 파동 
이영지

장미잎
장미꽃이

장미꽃 장미 이슬
장미 잎 장미 이슬

또르르 말을 한다
또르르 책을 읽다

또르르 햇볕품안에 들어 간다 또르르

파랗게 책을 읽다
빨갛게 책을 읽다
이슬로 차례차례
줄을 서 하늘 웃음

아침은 햇볕 웃음이 책을 읽다 또르르

장미비 
이영지

장 미 비 밤을 샌 다
장 미 비
꽃잎 바다
아 예 예 그 리 움 을 통 째 로 먹 어 버 린

입술의 꽃 물로
서서
주렁주렁 웃는다

웃음의
소리
장미
두 손을
모 아 들 여 그 리 움 뜨 는 법을
풀 어 서 늘 여 놓 고
거기서 여기까지가
뻥 뚫리게 웃는다

나무가
“알았어요”
풀꽃이
“알았어요”
진 땀 을 뿌 리 기 까지 내 리 며 알 았 어 요
장미비 장대장미비 알았어요
빨갛게

사랑동 
이영지

가을이 초 겨울을 접었다 폈다 한다
나는 또
물 동이에 그 뜻을
집어넣고
그 안의 푸르디푸른
은혜만을
건진다

가슴이 은혜 속에 접혔다 펴졌다가
나는 또 그 바다에 의미를 집어넣고
그 안이 깊디깊어져 춤을 추며
건진다

처음은
머리에서 가슴이 따스하다
그러자 불꽃 일어 온 몸이 일어나며
하나로 발끝이 팡팡
올라올려
건진다
 

내리사랑 
이영지

이렇게
나의 눈을 너에게 내리느라
난 잠을 잘 수 없다 하늘만 가슴 안에
조용히
내려오느라 잠을 잘 수 없단다

눈 떠라
내게 있는 눈으로 눈을 떠라 하얗게 너에게로 기울며
나의 눈을 그냥 다 넣어 주는데
너는 잠이
오느냐

수억에 수억을 단 사랑의 눈을 달고
하얗게 너를 향해 기울며 순결로만
사랑을
고백하는데 너는 잠이 오느냐
 
눈 떠라
나를 봐라 얼마나 널 사랑나
그리고 다름 아닌 흰 옷을 입은 사랑
보아라 너를 향하여 내 사랑만 덮인 걸

이 겨울은 행복타
이영지
 
마음이 스며드는
행복이 돌아가는 따스한 방안에서 꽁꽁 언 마음까지 녹이고 사랑이 꽃핀 식탁 앞에 앉는다

군불을 짚히고는
따뜻한 아랫목을 차지해 마냥마냥 행복한 겨울이듯
이 겨울 녹여가지고 앉아보는 그리움

햇볕이 하루 종일 창가를 녹여가며 다리며 가슴이며 얼굴의 해오름을
감당키 어렵기까지
이 겨울은
행복타

외로울수만 있다면 
이영지

당신을 껴안으면
없어져 버립니다

눈물과 눈물마저 합하여 하나 되고
눈과 눈 마주하면서 하나 되는 외로움

비와 비
눈과 눈이 합하여 하늘아래
사랑 눈
쌓이다가 하얀 꽃 피워가는
깊은 눈 깊은 산으로
하얀 네 꽃
외로움

네 하얀 내 꽃잎이
한 줄의 시가 되어
마주한 하늘 따기
네 하얀 잎 꽃으로
하얀 뜰 너는 내게 와 눈에 쌓인 외로움

내가 있잖아 
이영지

기도의 물이 올라

봄이
봄이 올라
타 올라 단 내음이
타 올라 물씬물씬

깊 깊이 열어젖히자
내 몸 안에
올라



이랑 봄물이랑
올라라
봇물이랑
봄이랑 물올라라
올라라 물이랑에
쾅쾅쾅 “내가 있잖아”
웃음 물에
꽂히는
 

사랑의 알알들에 
이영지

사랑의 알알들에 떫은 나 모아두면 가시내 무딘 가슴 보랏빛 되게 하고 타 올라 꿈틀대면서 단 내음이
수런댈

수런댈
봄이 올라
봄봄이
올라 타 올
봄이 탈
물이 올라
단 내음 물씬물씬
타 올라 오동통하게 닮은꼴이
수런댈

사랑치기 
이영지 

사과는

옆으로 휜 가지에
달리기에
위로만 올라가는 가지는 잘라준다
건방진 나뭇가지는 여지없이 잘린다

부득불
한 가지만 세다면
싹둑 싹둑
세력이 좋아 지면 하늘로 올라가며
제 잘라 사과 한 알도 맺지 못할 테니까
그래도 자기 습성 못 이겨 올라가면
옆으로 잘 눕혀서 유인(誘引)추 달아준다
연분홍 부끄러움을 줄줄 달아 놓도록

* 유인추: 열매에 영양이 잘 가도록 나무 가지를 휘게 하는 추

산비탈 옹달샘 
이영지

산비탈 오르다가 길가의 옹달샘을 지나다
물 한 모금 마시면

산사람
하얗게 솟아오르는 구름 되게
하지요

누군가 매어둔 박
물 담아 들이키면
물 오른
앞다리에 봄이 와
팔짝 팔짝 다람쥐 산 고을에서 일등하게
하지요

봄물이 듬뿍 오른 구름을 등에 들고
가벼이
비탈길을 오르는 까치 날개
 
산비탈 나무들은 날
물지게라
하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거든
이영지
 

나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거든

내가 병이 났다 해다오 장미 병이
그러면 그가 나 찾아 여기까지
올거야

도대체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이와
얼마나 아주 달라 달라서 애타하나
오오 그
그가 나 찾아 여기 까지 오는 거

오오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거든
정말로 병이 나서 꿈을 타 마시더라
그렇게 전하기만 해 다오다오



 
목련 나무 하나 
이영지

흰 산을 이루었다 태양을 향해서만
내 꿈이 하나하나 땅에서 하늘까지
층층이

나는 늘 그 길
그 앞으로 걷는다

까맣게 쳐다봐야 끝이 날 목련나무
하얗게 내게 오는 아침을 접어 넣어
층층이

나는 늘 그 길
희디희게 걷는다

그대를 모아두고 발걸음 모아두어
목련의 하얀 날개 내 안에 솟아나서
층층이
나는 늘 그 길
한 생애로
걷는다

시인의 일 
이영지

옥수수 잎 사이로 걸어가
꿈을 들고

한 켜씩 돌돌 말아
뿌리고

하모니카 향기로
이름모를 새
노래되고
푸드득
푸드득
아침 들고
햇빛을 받쳐 들고

별나라 시인의 집 웃음이 익게 하고
아침 뜰 하모니카를 안아 들고
씩 웃고

그리움
이영지
그리운 사람들은 어디 머무르나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며 날 불러내
새벽섬 가슴에 앉아 흐느끼게 하는가

구름이 가득하면


님 나가보고

폭풍우 내리불면


님 내리보고

새아침 열쇠하나로
담방 열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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