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나 죽거든 -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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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6 02:09
저자 : 박노해
시집명 : 참된 시작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그대 나 죽거든
박노해
아영아영 나 죽거든
강물 위에 뿌리지 마
하늘 바람에 보내지 말고
땅속에다 묻어주오
비 내리면 진 땅에다
눈 내리면 언 땅에다
까마귀 산 짐승도 차마 무시라
뒷걸음쳐 피해가는 혁명가의 주검,
그대 봄빛 손길로다 다독다독 묻어주오
나 언 땅 속에 길게 뿌리누워
못다 한 푸른 꿈과 노래로 흐를 테요
겨울 가고 해가 가고 나 흙으로 사라지고
호올로 야위어 가는 그대.......어는 봄 새벽,
수련한 함박꽃으로 피어 날 부르시면은
나 목메인 푸르른 깃발 펄럭이면서
잠든 땅 흔들어 깨우며 살아날 테요
아영아영 나 죽거든
손톱 발톱 깎아주고 수염도 다듬어서
그대가 빨아 말린 흰옷 이쁘게 입혀주오
싸늘한 살과 뼈 험한 내 상처도
그대 다순 숨결로다 호야호야 어루만져
하아- 평온한 그대품에 꼬옥 보듬어 묻어주오
자지러진 통곡도 피 섞인 눈물도 모질게 거두시고
우리 맹세한 붉은 별 사랑으로, 눈부신 그 봄철로
.....슬픔 이겨야 해 아영, 강인해야해..........
어는 날인가 그대 날 찾아 땅속으로 오시는 날
나 보드란 흙가슴에 영원히 그댈 껴안으리니
박노해
아영아영 나 죽거든
강물 위에 뿌리지 마
하늘 바람에 보내지 말고
땅속에다 묻어주오
비 내리면 진 땅에다
눈 내리면 언 땅에다
까마귀 산 짐승도 차마 무시라
뒷걸음쳐 피해가는 혁명가의 주검,
그대 봄빛 손길로다 다독다독 묻어주오
나 언 땅 속에 길게 뿌리누워
못다 한 푸른 꿈과 노래로 흐를 테요
겨울 가고 해가 가고 나 흙으로 사라지고
호올로 야위어 가는 그대.......어는 봄 새벽,
수련한 함박꽃으로 피어 날 부르시면은
나 목메인 푸르른 깃발 펄럭이면서
잠든 땅 흔들어 깨우며 살아날 테요
아영아영 나 죽거든
손톱 발톱 깎아주고 수염도 다듬어서
그대가 빨아 말린 흰옷 이쁘게 입혀주오
싸늘한 살과 뼈 험한 내 상처도
그대 다순 숨결로다 호야호야 어루만져
하아- 평온한 그대품에 꼬옥 보듬어 묻어주오
자지러진 통곡도 피 섞인 눈물도 모질게 거두시고
우리 맹세한 붉은 별 사랑으로, 눈부신 그 봄철로
.....슬픔 이겨야 해 아영, 강인해야해..........
어는 날인가 그대 날 찾아 땅속으로 오시는 날
나 보드란 흙가슴에 영원히 그댈 껴안으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