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나라 -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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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나라 - 박노해

poemlove 0 4437
저자 : 박노해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민중의 나라

 박노해


전쟁터 같은 공장에서 산업전사로 피땀을 쏟아
이 나라를 발전시켜온 노동형제여
뙤약볕 아래 논두렁을 기며
이 나라를 먹여 살려온 농민이여 근로민중형제여!
그대는 선진조국 이 나라의 주인답게
모든 결실과 권리를 향유하고 있는가

이제 더 이상 피땀을 빨리고
이제 더 이상 억눌리고 짓밟히는
지배자의 안정된 세상은 끝장나야 한다
억압이 있는 곳에 저항의 불꽃이 터져나오고
착취가 있는 곳에 파업투쟁의 불기둥이 치솟아오르고
부정과 부패가 있는 곳에 폭로의 번개가 치고
민중의 고통이 있는 곳에 소요와 혼란이 그치지 않고
분규와 투쟁의 함성이 가득 차야만 한다

이제 세상은 뒤바꿔야 한다
우리 민중이 주인으로 복귀되어야 한다
이제 군대도 민중에게 통제되어야 한다
이제 공무원도 민중에게 복종해야 한다
이제 언론도 민중 속에 관장되어야 한다
이제 경찰도 민중 아래 지배되어야 한다
이제 미국도 민중의 투쟁으로 축출되어야 한다
이제 재벌도 민중 손에 몰수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민중이 이 땅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저임금과 장시간노동에 신음하는 일천만 노동자여
그대 힘찬 손을 뻗어 8시간 노동제를 파업투쟁의 자유를
노동자의 조직을 화악 움켜잡으라
농가 부채와 저곡가에 짓눌린 일천만 농민이여!
그대 억센 손을 뻗어 농민조합을, 이 땅의 농지를 쟁취하라
도시빈민형제여 영세소상인이여!
그대 배신당한 빈손에 주택과 일자리를
안정된 생활터전을 확실하게 쟁취하라
민중형제여 그대의 머리 위에 사상의 자유를!
그대의 힘찬 발길에 집회시위의 자유를!
그대의 불타는 두 눈에 출판의 자유를!
그대의 어깨 위에 조직결성의 자유를!
아 우리 민중 손에 모든 권력을!
우리 민중이 이 국가의 지배자로 집권해야만 한다
그리하여 광주민중을 피바다로 살육한
전두환과 노태우일당을 처단하는 민중의 사법부가 되어야 한다
보도지침을 발부하는 문공부장관에게 재갈을 물리고
민주교사를 탄압하는 문교부장관을 백령도로 추방해야 한다
우리 권인숙을 성고문한 문귀동이를
종철이를 고문해 죽인 박처원일당을
석규와 한열이를 쏘아 죽인 경찰을 구속시키는
민중의 경찰이 되어야 한다
민중을 쿠테타로 위협하고 민주화를 진압하는 반동군부와,
이 땅을 분단시켜 핵무기를 박아 점령하고 있는 미군을 제압하는
민중의 군대가 되어야 한다
수입농축산물로 농민의 피땀을 빠는 농수산부장관을
농민의 손으로 꽁꽁 포장해서 수출해버려야 한다

독점재벌을 몰수하고 민중 살림을 살찌우는
민중의 재무부가 되어야 한다
전경환이의 새마을운동본부와 형제복지원을 폐쇄시키는
민중의 내무부가 되어야 한다
이제 전두환일당이 독점자본가놈들이 양키들이
우리 민중에 의해 수배되고 추적되고
민중의 감옥에 갇혀야 한다
이제 저들이 민중에 의해 감시되고 리스트에 올라야 한다
이제 민중들의 힘찬 활동상과 대의에 가득 찬 혁명가의 목소리가
눈부시게 텔레비젼화면에 올려퍼져야 한다
억압과 착취에 맞서 투쟁하지 않은 자가 바보가 되어야 한다

아아 ! 민중이 주인되어
마침내 민중이 집권하여
억압과 착취가 있는 구석구석마다
투쟁의 불길이 타오르고 소요와 분규가 끊임없이 일고
가난과 압제의 연료가 다하도록 투쟁의 불길이 타오르고
그리하여 마침내
자유로운 노동과 사랑이 봄날 진달래처럼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빛나는 개성과 정열이 생동치는 세상
온 세계가 원대한 인류공동체로 하나되는
해방된 신세계로 힘차게 딛고 일어서는 나서는
민중 손에 장악되어야 할 무기여
민중의 권력이여 !
아아 ! 민중의 나라여 민중의 시대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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