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수 하는 맘 - 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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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6 14:53
저자 : 김소월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비난수 하는 맘
김소월
함께 하려노라, 비난수 하는 나의 맘,
모든 것을 한짐에 묶어 가지고 가기까지,
아침이면 이슬 맞은 바위의 붉은 줄로,
기어오르는 해를 바라다 보며, 입을 벌리고.
떠돌아라, 비난수하는 맘이어, 갈매기같이,
다만 무덤뿐이 그늘을 어른이는 하늘 위를,
바닷가의. 잃어버린 세상의 있다던 모든 것들은
차라리 내 몸이 죽어 가서 없어진 것만도 못하건만.
또는 비난수 하는 나의 맘, 헐벗은 산(山) 위에서,
떨어진 잎 타서 오르는, 냇내의 한줄기로,
바람에 나부끼라 저녁은, 흩어진 거미줄의
밤에 매던 이슬은 곧 다시 떨어진다고 할지라도.
함께 하려 하노라, 오오 비난수 하는 나의 맘이여,
있다가 없어지는 세상에는
오직 날과 날이 닭 소리와 함께 달아나 버리며,
가까웁는, 오오 가까웁는 그대뿐이 내게 있거라!
김소월
함께 하려노라, 비난수 하는 나의 맘,
모든 것을 한짐에 묶어 가지고 가기까지,
아침이면 이슬 맞은 바위의 붉은 줄로,
기어오르는 해를 바라다 보며, 입을 벌리고.
떠돌아라, 비난수하는 맘이어, 갈매기같이,
다만 무덤뿐이 그늘을 어른이는 하늘 위를,
바닷가의. 잃어버린 세상의 있다던 모든 것들은
차라리 내 몸이 죽어 가서 없어진 것만도 못하건만.
또는 비난수 하는 나의 맘, 헐벗은 산(山) 위에서,
떨어진 잎 타서 오르는, 냇내의 한줄기로,
바람에 나부끼라 저녁은, 흩어진 거미줄의
밤에 매던 이슬은 곧 다시 떨어진다고 할지라도.
함께 하려 하노라, 오오 비난수 하는 나의 맘이여,
있다가 없어지는 세상에는
오직 날과 날이 닭 소리와 함께 달아나 버리며,
가까웁는, 오오 가까웁는 그대뿐이 내게 있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