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의 금요일 
 
                    유 하

 
파라마운트사 제공
외딴 별장 (F.I)
우우우 승냥이 울음 소리
호숫가에 달빛처럼 새어나오는 소녀들의 교성

음산한 음악 소리와 함께 오월의 신록을 헤치며
시퍼런 도끼가 철렁, 화면 가득 등장한다
화려한 도륙을 위해 별장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살인마 제이슨, 모조리 죽여버리리라
잘난 너희들의 대가리를 차례로 부숴주마

곰발바닥 소발바닥 노는 젊은 남녀의 모습과
다가가는 거대한 제이슨의 모습이
긴박하게 커트백 된다 나는 놀랄 준비를 한다
눈을 포커스 아웃 시켜보기도 하고
애니메이션 촬영처럼 깜박깜박...

달빛에 드러난 제이슨의 흉칙한 얼굴
공포 영화에 나오는 살인마의 얼굴들은 왜
죄다 고지식하게 생겼을까
무차별 내리찍는 도끼날
퍽퍽 날아가는 애꿏은 청춘 남녀의 목

가령, 앞에선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감으로 악수하고
뒤돌아서면 등을 찌르는,
인자한 미소의 도살자들 얼굴과
저 피의 아수라장 커트를 몽타주로 연결한다면?

워메, 징헌거!

잔뜩 클로즈업된, 제이슨의 일그러진 얼굴
감았던 눈을 번쩍 뜬다(F.O)
짜식, 순진해 터지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