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3 -꽃샘바람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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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3 05:15
저자 : 박순옥
시집명 : 어둠도 낮처럼 환하다
출판(발표)연도 : 2002
출판사 :
새 3
-꽃샘바람
박순옥
봄날
검은 비닐이
풀려나 몰려다닌다.
마늘밭이나 파밭을 덮던
비닐 자락이
흐린 하늘에 급선회하며
아무데나 부딪친다.
찢기듯 날리다가
들판의 빈 가지에
목이 묶인다.
봄이 묶인다.
바람은 홰를 치며
마구 달아나고
새들은 오늘 하루 집을 짓지 않는다.
날아다니는 것이
모두 새는 아니다.
-꽃샘바람
박순옥
봄날
검은 비닐이
풀려나 몰려다닌다.
마늘밭이나 파밭을 덮던
비닐 자락이
흐린 하늘에 급선회하며
아무데나 부딪친다.
찢기듯 날리다가
들판의 빈 가지에
목이 묶인다.
봄이 묶인다.
바람은 홰를 치며
마구 달아나고
새들은 오늘 하루 집을 짓지 않는다.
날아다니는 것이
모두 새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