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에도 열이있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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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5 14:31
저자 : 박순옥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1995
출판사 :
달빛에도 열이있다
박순옥
시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 날보다
절망에 빠지게 하는 날이 더 많았다
그는 나를 손상시키며 자라는 나무였으며
젖은 숲을 볼수 있게 내 눈을 씻어준 물기였다
모양보다는 향기가 좋고 향기보다는 이름이 좋은 꽃
언제나 닿지 않는 먼 별
함부로 만지면 눈이 먼다는 나비의 날개
그렇게 한줌도 되지 않는 현실로 다가와
혼곤한 기다림만 견디라 했다.
이루지 못할것을 시원하게 놓아주지 못하고
벗어나지도 도달하지도 못하는 그의 심연에 침몰하면서
그렇게 온 집을 잠재우곤 한다
돌아보지 말것 마주치지 말것 나를 일으켜세우는것과 만나지 말것
그는 제자리를 지키며 가혹하게 빛나고
처음이듯 낯설게 언제든 절정에서 돌아서는
한순간 얼어붙을 열기
박순옥
시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 날보다
절망에 빠지게 하는 날이 더 많았다
그는 나를 손상시키며 자라는 나무였으며
젖은 숲을 볼수 있게 내 눈을 씻어준 물기였다
모양보다는 향기가 좋고 향기보다는 이름이 좋은 꽃
언제나 닿지 않는 먼 별
함부로 만지면 눈이 먼다는 나비의 날개
그렇게 한줌도 되지 않는 현실로 다가와
혼곤한 기다림만 견디라 했다.
이루지 못할것을 시원하게 놓아주지 못하고
벗어나지도 도달하지도 못하는 그의 심연에 침몰하면서
그렇게 온 집을 잠재우곤 한다
돌아보지 말것 마주치지 말것 나를 일으켜세우는것과 만나지 말것
그는 제자리를 지키며 가혹하게 빛나고
처음이듯 낯설게 언제든 절정에서 돌아서는
한순간 얼어붙을 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