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추억

                    이춘우


눈 꼬옥 감아도
눈꺼풀 속에 고여있는
내 고향 회동
초가지붕 걷어 스레트로 단장하고
우물가에 줄 서던 아지매 누나들
집안에서 수도꼭지 트니
솟던 샘물마저 멎었다
 
가을을 재촉하는 따가운 햇살
골안 후끈 달굴 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노린재 한 쌍이
대낮 사랑 한 판 벌인다
 
긴 겨울방학
따스한 아랫목에서
다리 마주 뻗고 이불 들썩이며
엄지발가락 꼼지락거리다
풋고추 건드리는 장난끼 발동하면
키 큰 길우가 늘 유리했다
 
이렇듯
따스한 고향 추억 풍성한데
내게 무슨 욕심 있을라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