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폐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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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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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폐허

가을 0 976
저자 : 성미정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시인의 폐허* 

                      성미정
                                   

어느 날 책을 정리하여 갑자기
시를 쓰고 싶은 마음과 시에 대한 열정에게
트렁크 가득 주고 나니
남은 것은 수경야채 입문과 베란다 가든
그의 도자기 책과 차 관련 서적
이걸로 무슨 시를 재배하고 우려낼 수 있으랴

이제 그는 아끼는 책들의 제목을
나직이 불러주지도 않고 더 이상 쓸 수 없다는
느낌에 대부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듯       
어쩌면 이제 시인은 시인의 시인과
함께 살 것이다 그러나 시인 또한 하나의 환영
속에서 사실 다른 시인이 시인을 꿈꾸고 있을지도
그 꿈 또한 어지럽고 지리멸렬한
서로 만들어진 낡은 트렁크
하나를 두고 한 말일 뿐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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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의 폐허 : 보르헤스의 소설 「원형의 폐허」에서 제목과 모티브를 빌려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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