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김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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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29 10:27
저자 : 김태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가을비
김태인
집을 나섰지.
뭔지 모르게 허전했기 때문이야.
많은 사람들이 우산으로 표정을 감추고
어디론지 길을 걷고 있더군.
나도 우산을 펴고 목적지도 없이
그들 틈에 끼어 들었지.
한참을 걷고 있었어.
한 사람이 비를 맞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내 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거야.
기뻤어.
재빨리 가던 길을 돌려 다가가
얼굴을 가려 주며 웃어 주었지.
나의 눈을 들여다보며 묻더군.
-노란색 우산이네요, 반가워요,
어디까지 가세요
-당신이 가고 싶은 곳까지만 함께 갈게요
웃더군.
-아마 다른 우산 속 얼굴들도 우리와 같은 표정이겠지요
가을비 내리면 왠지 서럽거든요
김태인
집을 나섰지.
뭔지 모르게 허전했기 때문이야.
많은 사람들이 우산으로 표정을 감추고
어디론지 길을 걷고 있더군.
나도 우산을 펴고 목적지도 없이
그들 틈에 끼어 들었지.
한참을 걷고 있었어.
한 사람이 비를 맞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내 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거야.
기뻤어.
재빨리 가던 길을 돌려 다가가
얼굴을 가려 주며 웃어 주었지.
나의 눈을 들여다보며 묻더군.
-노란색 우산이네요, 반가워요,
어디까지 가세요
-당신이 가고 싶은 곳까지만 함께 갈게요
웃더군.
-아마 다른 우산 속 얼굴들도 우리와 같은 표정이겠지요
가을비 내리면 왠지 서럽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