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장(風葬) 46
안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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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7 13:09
저자 : 황동규
시집명 : 미시령 큰바람
출판(발표)연도 : 1993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내 관악산 북녘에 살며
때로는 산이 안개 속에 숨는 것을 보았다.
이슬비가 안개를 벗기기도
안개가 이슬비를 다시 감싸기도 했다.
언젠가 마음속 간직해온 것과 헤어져야 할 때,
마음의 것들 책상 위에 벌여 놓을 때,
서가에 꽂힌 책 사이에도 끼워넣을 때,
눈앞에서 금방 사라질 것들!
꺼내 놓으라면,
관악산부터 내어놓으리.
다녀온 암자도 암자의 약수 그릇도 내어놓고,
늦가을 저녁 어둡기 직전 익숙한 솜씨로 땅을 더듬다 말던 가랑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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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산이 안개 속에 숨는 것을 보았다.
이슬비가 안개를 벗기기도
안개가 이슬비를 다시 감싸기도 했다.
언젠가 마음속 간직해온 것과 헤어져야 할 때,
마음의 것들 책상 위에 벌여 놓을 때,
서가에 꽂힌 책 사이에도 끼워넣을 때,
눈앞에서 금방 사라질 것들!
꺼내 놓으라면,
관악산부터 내어놓으리.
다녀온 암자도 암자의 약수 그릇도 내어놓고,
늦가을 저녁 어둡기 직전 익숙한 솜씨로 땅을 더듬다 말던 가랑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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