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의 자리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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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2 21:01
저자 : 구순자
시집명 : 겨울을 나는 장미
출판(발표)연도 : 1996
출판사 : 사람들
바보의 자리
구순자
망원동 다리 건너 그 큰 집에 풍양조씨 양반집이었다
두 양주에게 늦게 본 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바보였다
그것이 원이 되어 며느리만은 똑똑한 여자를 택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아들에게 자식이 없어
두 양주가 죽을 때는 그래도 재산을 지킬만한
며느리 앞으로 유산을 남겼다
똑똑한 며느리는 모든 재산을 챙겨들고 집을 나갔다
바보 아들은 바보답게 거지가 되어 떠돌다 객사했다
망원동 토박이 사람들은
똑똑한 며느리를 얻으려 하지 않았다
신촌으로 이사간 김해김씨 김회장은
다섯 며느리는 물론 손주며느리까지
똑똑한 여자는 선택하지 않았다
구순자
망원동 다리 건너 그 큰 집에 풍양조씨 양반집이었다
두 양주에게 늦게 본 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바보였다
그것이 원이 되어 며느리만은 똑똑한 여자를 택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아들에게 자식이 없어
두 양주가 죽을 때는 그래도 재산을 지킬만한
며느리 앞으로 유산을 남겼다
똑똑한 며느리는 모든 재산을 챙겨들고 집을 나갔다
바보 아들은 바보답게 거지가 되어 떠돌다 객사했다
망원동 토박이 사람들은
똑똑한 며느리를 얻으려 하지 않았다
신촌으로 이사간 김해김씨 김회장은
다섯 며느리는 물론 손주며느리까지
똑똑한 여자는 선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