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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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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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골목

저자 : 구순자     시집명 : 겨울을 나는 장미
출판(발표)연도 : 1996     출판사 : 사람들
그림이 있는 골목
 
                    구순자
 
 
그 집 앞에는 골목이 있다
인철이가 학교에 가느라 지나가고
영미 아버지가 일터에 가느라 지나가고
영미 어머니도 인철이 어머니도
어디인가를 가느라 지나가고 나면
조용해지는 골목
비가 오면 비가 보여들고
바람이 불면 바람이 모여들지만
해가 뜨는 한낮은 심심해지는 골목
밤이 되야 조금 시끄러워 진다
인철이가 벽공을 치고
영미를 의식한 휘파람소리가 들려오고
밤이 늦으면
남편의 매를 피해 몸을 숨기는
인철이 어머니의 신음소리가 나고
술취한 그 집 남자가 비틀거린다
어느날 밤에는 총소리가까지 났다
그날 밤 고양이가 슬피 울어댔지만
다음날 한낮은 다시 심심해지는 골목
그 집 담장 위로 등꽃송이가 열리는 날
그 집에는 아기가 탄생했다
병원에서 아기가 퇴원하는 날
한낮의 골목은 심심하지 않았다
그 집 남자는 물론
아기의 할머니와 큰엄마가 지나다니고
아기의 외할머니와 이모가 지나다니는
등꽃이 활짝 핀 한낮의 골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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