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 그 저녁 무렵부터 새벽이 오기까지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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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8 12:43
저자 : 김시천
시집명 : 늙은 어머니를 위하여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내일을여는책
해금, 그 저녁 무렵부터 새벽이 오기까지
김시천
그래요, 사실 산다는 건
슬픔 한 무더기 가슴에 품고 가는
짧은 여행이지요
당신이 건네는 언어는 섬세하고 미묘하여서
나는 그저 당신에게 나를 맡깁니다
내 무겁고 어두운 상념의 덩어리들을
다 버리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당신에게로 갑니다
마치 눈물처럼,
첫사랑을 고백하던 연인들의 눈물처럼
당신의 슬픔은 맑고 투명하게 빛납니다
나는 그러한 당신의 곁에서
슬픔에게도 따뜻한 체온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래요, 산다는 건 슬픔 한 무더기
가슴에서 꽃이 되게 하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마침내 슬픈 가슴을 열고
차게 빛나는 새벽 별 하나
만나는 거지요
김시천
그래요, 사실 산다는 건
슬픔 한 무더기 가슴에 품고 가는
짧은 여행이지요
당신이 건네는 언어는 섬세하고 미묘하여서
나는 그저 당신에게 나를 맡깁니다
내 무겁고 어두운 상념의 덩어리들을
다 버리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당신에게로 갑니다
마치 눈물처럼,
첫사랑을 고백하던 연인들의 눈물처럼
당신의 슬픔은 맑고 투명하게 빛납니다
나는 그러한 당신의 곁에서
슬픔에게도 따뜻한 체온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래요, 산다는 건 슬픔 한 무더기
가슴에서 꽃이 되게 하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마침내 슬픈 가슴을 열고
차게 빛나는 새벽 별 하나
만나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