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이야기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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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8 12:46
저자 : 김시천
시집명 : 늙은 어머니를 위하여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내일을여는책
가야금 이야기
김시천
가야금을 배우면서
세상일 안 그런 게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 놈은 꼭 마음을 주는 만큼만 제 속을 보여줍니다
그저 손가락으로 줄을 퉁긴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마음이 먼저 가고 온몸을 던져 울어야 제 이야기
들려줍니다
시골 학교 허름한 음악실 구석
안족은 부러지고 돌괘는 흩어지고
끊어지고 늘어진 줄
오장 육부 다 썩은 몸통
슬프나 비통해 하지는 말라 합니다
아직 마음 있거든
부러진 안족 새로 깎아 세우고
돌괘에 줄 걸어 삼단 머리 같은 부들
봉미 위로 틀어 올리고
열 두 줄 숨 고른 다음
둥 당 동 징 땅
슬프나 비통하지 않게 진양조로
마음 먼저 다스려라 합니다
가야금을 배우면서
세상일 안 그런 게 없겠다 싶었습니다
언제나 마음이 먼저 입니다
김시천
가야금을 배우면서
세상일 안 그런 게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 놈은 꼭 마음을 주는 만큼만 제 속을 보여줍니다
그저 손가락으로 줄을 퉁긴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마음이 먼저 가고 온몸을 던져 울어야 제 이야기
들려줍니다
시골 학교 허름한 음악실 구석
안족은 부러지고 돌괘는 흩어지고
끊어지고 늘어진 줄
오장 육부 다 썩은 몸통
슬프나 비통해 하지는 말라 합니다
아직 마음 있거든
부러진 안족 새로 깎아 세우고
돌괘에 줄 걸어 삼단 머리 같은 부들
봉미 위로 틀어 올리고
열 두 줄 숨 고른 다음
둥 당 동 징 땅
슬프나 비통하지 않게 진양조로
마음 먼저 다스려라 합니다
가야금을 배우면서
세상일 안 그런 게 없겠다 싶었습니다
언제나 마음이 먼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