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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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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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사에서

가을 0 991
저자 : 김시천     시집명 : 늙은 어머니를 위하여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내일을여는책
반야사에서
 
김시천
 

부처가 따로 없지 

반야사 앞마당 배롱나무 한 그루
한 삼 백 년 곁눈질로 용맹정진 하더니
백일을 하루 같이 붉은 꽃등 받쳐들고
저 혼자 반야 삼매경에 들었구나 

매미 한 마리 그의 어깨에 올라앉아
처연히 울고 가는 여름 한낮 

아는지 모르는지
노스님은 낮잠만 주무시고

나무 배롱나무 부처님
나무 배롱나무 부처님
배에롱 배에롱 매미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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