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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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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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촌

가을 0 1325
저자 : 김시천     시집명 : 늙은 어머니를 위하여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내일을여는책
사하촌
 
김시천
 

눈 내려
이 가난한 마을에도 하얗게 눈이 내려
남루한 지붕을 덮어주는구나

그렇게 잊을 수도 있노라고
사랑 또한 가난처럼 하얗게
잊어버릴 수도 있노라고 

눈 내려
길마저 하얗게 덮어버려 

모든 걸 다 잊고 새 길을 가보라고
헐벗은 나무에도 눈꽃이 피어나고
마른풀들도 웃으며 고개를 들고
새들도 신이 나서 날개를 터는구나 

눈 내려 나도 모처럼
방문을 열고
헛기침도 한 번 크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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