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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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1 14:57
저자 : 정재영
시집명 : 농무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조선문학사
들꽃
정재영(小石)
들꽃이여!
속이지 말라
향기는 소박함을 빙자하여
시선을 빼앗아 가며
분주한 잔소리를 숨기지만
전혀, 자태로는
현혹해 본 일이 없다고
색깔을 봐서
어디 한군데라도
그런 빌미를 제공한 일이 있냐고
한 포기씩
곰곰이 들여다보아도
화원 속에 갇힌 잘난 이들을
비웃을 수 있냐고
능청을 떨고 있다.
저절로 있는 여유와
한가로움을 포장하여
아무도 눈치 채지 못 하도록
속마음 드러내지 않고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잘 하면서
호박씨를 까는
세상이 무엇인가를
이미 깨달은 자들이
야외 나들이를 하며
넉살을 떨고 있다.
정재영(小石)
들꽃이여!
속이지 말라
향기는 소박함을 빙자하여
시선을 빼앗아 가며
분주한 잔소리를 숨기지만
전혀, 자태로는
현혹해 본 일이 없다고
색깔을 봐서
어디 한군데라도
그런 빌미를 제공한 일이 있냐고
한 포기씩
곰곰이 들여다보아도
화원 속에 갇힌 잘난 이들을
비웃을 수 있냐고
능청을 떨고 있다.
저절로 있는 여유와
한가로움을 포장하여
아무도 눈치 채지 못 하도록
속마음 드러내지 않고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잘 하면서
호박씨를 까는
세상이 무엇인가를
이미 깨달은 자들이
야외 나들이를 하며
넉살을 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