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허기
가을
0
834
2004.11.21 14:58
저자 : 정재영
시집명 : 농무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조선문학사
봄날의 허기
정재영(小石)
민들레 꽃씨처럼 잔 숨결에 날아가는
하얀 우유 가루의부드러움으로 목멘
봄 나절의 허기를 날리던 어린 시절에
아까움 묶어두기 위해
밥솥에 쪄 만든
우유 돌덩어리처럼
입 맛 잃은 시절이 되어도
찌든 때 녹지 않는
여리고 여린 어린 날들의
응어리진 상처를 매만져 본다.
말 한마디 걸어보지 못 한
대상을 잃은 막연한 그리움까지
덩어리에 묻혀 단단히
녹일 수 없는 채로 있다.
입으로 녹이지 못하는 견고함
차라리 가슴에 묻어두고
제풀에 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다.
정재영(小石)
민들레 꽃씨처럼 잔 숨결에 날아가는
하얀 우유 가루의부드러움으로 목멘
봄 나절의 허기를 날리던 어린 시절에
아까움 묶어두기 위해
밥솥에 쪄 만든
우유 돌덩어리처럼
입 맛 잃은 시절이 되어도
찌든 때 녹지 않는
여리고 여린 어린 날들의
응어리진 상처를 매만져 본다.
말 한마디 걸어보지 못 한
대상을 잃은 막연한 그리움까지
덩어리에 묻혀 단단히
녹일 수 없는 채로 있다.
입으로 녹이지 못하는 견고함
차라리 가슴에 묻어두고
제풀에 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