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건널목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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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1 15:00
저자 : 정재영
시집명 : 농무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조선문학사
봄의 건널목
정재영(小石)
거리마다 교통대란이다.
흰색과 검은색으로 죽어있던 신호체계가
동시에 들어와 점멸거린다.
진달래꽃은 가는 날들을 붙들어 두려고
빨간 정지신호등으로 눈 부릅뜨고 있고
개나리는 가더라도 쉬었다 가면서
조심조심 하라고 긴 경보신호로 느긋거리고
방금 나온 잎새들은
바쁜 세월인데 무얼하고 있느냐고
어서어서 지나가라고 채근대고 있다.
아직 고쳐지지 않는 봄 길목의 신호등으로
골목마다 오도가지도 못하고
마음만 바쁜 걸음들이 가득 메워져
계속 붐미고 혼란스러운 중이다.
정재영(小石)
거리마다 교통대란이다.
흰색과 검은색으로 죽어있던 신호체계가
동시에 들어와 점멸거린다.
진달래꽃은 가는 날들을 붙들어 두려고
빨간 정지신호등으로 눈 부릅뜨고 있고
개나리는 가더라도 쉬었다 가면서
조심조심 하라고 긴 경보신호로 느긋거리고
방금 나온 잎새들은
바쁜 세월인데 무얼하고 있느냐고
어서어서 지나가라고 채근대고 있다.
아직 고쳐지지 않는 봄 길목의 신호등으로
골목마다 오도가지도 못하고
마음만 바쁜 걸음들이 가득 메워져
계속 붐미고 혼란스러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