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벌레 가는 길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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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5 08:54
저자 : 성수자
시집명 : 잎맥처럼 선명한
출판(발표)연도 : 2002
출판사 : 빛남
자벌레 가는 길
성수자
휘어지던 길 걷다보니 나도 길이 되고 있네
풀빛 자벌레를 키우던 자작나무
그 숲에서 고요를 키만큼 자 질하고 있네
숲을 건너가는 자벌레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세상을 어루만지는 길이 되네
언제나 출발선 위에 서 있는 아득한 시도
아무도 그가 가는 숲을 알지 못하네
높은 산 가까이 끌어 당기고
깊은 강 멀리 풀어 놓으며
숨결 더듬어 한치 앞 허공을 보네
숲 속 한낮의 단단한 침묵이 쓸리고
등 굽혀 뻣는 혼신의 유희
하늘 마당 빗질하는 자작나무 숲 가까이에서
그 끝을 스치는 바람소리 읽고 있네
성수자
휘어지던 길 걷다보니 나도 길이 되고 있네
풀빛 자벌레를 키우던 자작나무
그 숲에서 고요를 키만큼 자 질하고 있네
숲을 건너가는 자벌레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세상을 어루만지는 길이 되네
언제나 출발선 위에 서 있는 아득한 시도
아무도 그가 가는 숲을 알지 못하네
높은 산 가까이 끌어 당기고
깊은 강 멀리 풀어 놓으며
숨결 더듬어 한치 앞 허공을 보네
숲 속 한낮의 단단한 침묵이 쓸리고
등 굽혀 뻣는 혼신의 유희
하늘 마당 빗질하는 자작나무 숲 가까이에서
그 끝을 스치는 바람소리 읽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