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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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4 15:51
저자 : 장석주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소금
장석주
아주 깊이 아파 본 사람처럼
바닷물은 과묵하다.
사랑은 증오보다 조금 더 아픈 것이다.
현무암보다 오래된 물의 육체를 물고 늘어지는
저 땡볕을 보아라.
바다가 말없이 품고 있던 것을
토해낸다.
햇빛이 키우는 것은 단 하나다.
한 방울의 물마저 탈수한 끝에 생긴
저 단단한 물의 흰 뼈들
저 벌판에 낭자한 물의 흰 피들
저것은 하얗게 익힌 물의 석류다
염전에서 익어 가는
흰 소금을 보며 고백한다,
증오가 사랑보다 조금 더 아픈 것이었음을
나는 여기 얼마나 오래 고여
상실의 날들을 견디고 있었던 것일까.
아주 오래 깊이 아파 본 사람이
염전 옆을 천천히 지나간다
어쩌면 그는 증오보다 사랑을 키워 가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장석주
아주 깊이 아파 본 사람처럼
바닷물은 과묵하다.
사랑은 증오보다 조금 더 아픈 것이다.
현무암보다 오래된 물의 육체를 물고 늘어지는
저 땡볕을 보아라.
바다가 말없이 품고 있던 것을
토해낸다.
햇빛이 키우는 것은 단 하나다.
한 방울의 물마저 탈수한 끝에 생긴
저 단단한 물의 흰 뼈들
저 벌판에 낭자한 물의 흰 피들
저것은 하얗게 익힌 물의 석류다
염전에서 익어 가는
흰 소금을 보며 고백한다,
증오가 사랑보다 조금 더 아픈 것이었음을
나는 여기 얼마나 오래 고여
상실의 날들을 견디고 있었던 것일까.
아주 오래 깊이 아파 본 사람이
염전 옆을 천천히 지나간다
어쩌면 그는 증오보다 사랑을 키워 가는
사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