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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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6 12:03
저자 : 손종일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겨울 바다
손종일
그해, 겨울의 끝에서
당신을 처음 만난
그 바다에
오늘은 저 혼자 왔습니다.
아직까지
솜사탕을 가득 태운
낡은 자전거도 변함이 없고
바다를 둘러싼
각양각색의 포장마차도 변함이 없는데
저 혼자만 변한 채로
당신과의 좋은 기억 한 꾸러미 들고
이렇게 왔습니다.
다 잊으려고 마시는 술은
더 절실히 당신의 얼굴을 기억케 하고
지난 4년 동안 허덕이던 방황을
다 삼킬 듯한 파도지만
단 하루의 절망도,
지금 한순간의 절망도
가져가질 않습니다.
당신이 그 좋은 웃음은 어디 가 있는지
불확실한 상황만 연출시키는
이 바다의 황량함은
또 한 번 제 웃음을 빼앗고
술잔만 채우게 합니다.
잊어내야 한다는 결론에도
한 잔의 술로 씻어내지도 못하고
당신과의 추억이 고운
절망의 가면을 덮어쓴
이 도시의 끝, 바다에 왔지만
파도의 부서짐에 좋아하던
당신의 모습만 환상처럼 나풀대며 옵니다.
당신을 잊기 위해 바다에 왔으면서
당신과의 좋던 기억만
더 진하게 가슴에 담고
겨울 바다를 떠나옵니다.
손종일
그해, 겨울의 끝에서
당신을 처음 만난
그 바다에
오늘은 저 혼자 왔습니다.
아직까지
솜사탕을 가득 태운
낡은 자전거도 변함이 없고
바다를 둘러싼
각양각색의 포장마차도 변함이 없는데
저 혼자만 변한 채로
당신과의 좋은 기억 한 꾸러미 들고
이렇게 왔습니다.
다 잊으려고 마시는 술은
더 절실히 당신의 얼굴을 기억케 하고
지난 4년 동안 허덕이던 방황을
다 삼킬 듯한 파도지만
단 하루의 절망도,
지금 한순간의 절망도
가져가질 않습니다.
당신이 그 좋은 웃음은 어디 가 있는지
불확실한 상황만 연출시키는
이 바다의 황량함은
또 한 번 제 웃음을 빼앗고
술잔만 채우게 합니다.
잊어내야 한다는 결론에도
한 잔의 술로 씻어내지도 못하고
당신과의 추억이 고운
절망의 가면을 덮어쓴
이 도시의 끝, 바다에 왔지만
파도의 부서짐에 좋아하던
당신의 모습만 환상처럼 나풀대며 옵니다.
당신을 잊기 위해 바다에 왔으면서
당신과의 좋던 기억만
더 진하게 가슴에 담고
겨울 바다를 떠나옵니다.